1. 배경

 고린도는 헬라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연결하는 지협에 위치함으로 인해 남북으로는 육로를 연결하고 동서로는 해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가 되었다. 이러한 입지조건으로 인해 고린도는 자연히 국제적인 무역 도시로 번성하게 된다. 주전 27년부터는 로마의 총독이 부임함으로써 고린도는 그리스 남쪽 아가야 지역의 행정 수도가 되면서 로마 제국 각지로부터 다양한 민족들이 유입하게 되었으며, 바울이 그곳에 방문했을 당시에 고린도 인구는 수십만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것은 결과적으로 고린도의 종교적˙도덕적 타락을 유발했고, 고린도는 복음이 절실히 필요한 도시가 되었다. 이에 하나님은 2차 선교여행 때 이곳에 온 사도바울을 1년 반 동안에 머무르게 하면서 복음을 전하게 하셨고(행 18:1~11), 고린도 교회가 세워지게 하셨다. 바울이 떠난 후에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아볼로가 와서 복음을 전하여 성황을 이룬다(행 18:24~28). 처음에 고린도 교회는 영적으로 부요하고 은사가 풍성한 교회로 성장한다(고전 1:4~7). 그러나 사도바울이 고린도를 떠난 후 얼마 안되어 세상의 타락이 교회 안에 침투하여 교회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즉 분파문제, 음행문제, 송사문제, 우상의 제물을 먹는 문제, 성만찬에 관한 문제, 성령의 은사와 부활문제, 헌금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마침 이 때 사도바울은 제3차 전도여행 중에 에베소에 있었는데, 고린도 교회에서 온 사람들에 의해 고린도 교회의 문제들을 알게 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린도전서를 쓰게 되었다.


2. 내용

 전반부(1~6장)는 글로에의 가족이 전해준 보고에 대한 답변으로 교회의 분파문제와 성적 타락문제, 성도간의 송사문제, 자유방임주의 문제 등을 다루고 있으며, 후반부(7~16장)는 고린도 교회에서 보내온 편지에 대한 답변으로 결혼문제, 우상제물 문제, 공중예배문제, 영적 은사문제, 부활문제, 헌금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이것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글로에의 가족이 전해준 보고에 대한 답변 (1~6장)

(1) 교회의 분파(1~4장)

 고린도 교회 성도들은 자신의 지도자들을 높이므로 분파가 생겼는데 (1:12), 사도 바울은 교회의 지도자들은 단지 하나님의 종일뿐이며, 성도들의 유일한 지도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임을 강조한다.

(2) 성적 타락(5장)

 고린도의 성적 타락이 교회까지 침투했는데, 교회는 이를 방치해서는 안되며 범죄한 자가 회개하고 죄를 버릴 때까지 그 성도를 출교시키라고 명령한다. 또한 기독교인의 몸은 성령의 전이며 따라서 성적 부도덕을 범하는 것은 내재하는 성령을 모독하는 죄라고 강조한다.

(3) 성도간의 송사(6:1~11)

 성도는 세상을 심판할 자로서 성도가 세상법정의 심판을 받는 것은 불가한 일이다. 이에 바울은 성도간의 문제를 법정에 가지고 가기 전에 성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 자유방임주의(6:12~20)

 고린도의 열광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영적 인간이 되었기에 이제 더이상 육체와는 상관이 없다고 하면서 음행을 저지르는 극단적인 방탕에 빠졌다. 이에 바울은 그들에게 성도의 몸은 성령이 거하시는 전으로서 음행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강력히 촉구한다.

 

2) 고린도 교회에서 보내온 편지에 대한 답변 (7~16장)

(1) 결혼문제(7장)

바울은 결혼은 의무는 아니며 임박한 세계 종말의 기대 속에서는 독신으로 생활하는 것이 더 좋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바울은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남자든 여자든 결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2) 우상 제물을 먹는 문제(8~10장)

 믿음이 강한 성도는 우상의 제물로 쓰인 고기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으나 믿음이 연약한 자가 그것을 거리낄 때는 먹지 않는 것이 사랑임을 강조한다.

(3) 공중예배규정(11장) - 여성의 두건착용과 성만찬 문제

 초대교회는 여자들이 예배드릴 때 머리에 수건을 쓰는 관례가 있었다. 하지만 고린도 교회 여인들이 이 관례를 깨뜨림으로써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사도바울은 창조질서와 자연적 본성을 들어 여인들이 예배 중에 머리에 수건을 써서 교회의 관행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교훈하고 있다. 한편 초대교회의 성찬은 각자 집에서 음식을 갖고 와서 성도간의 교제를 겸한 공동식사의 형태로 행해졌다. 그런데 빈부의 차가 심했던 고린도 교회에서는 부자들이 준비해 온 음식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지 않고 자기들끼리만 먹고 마셨다. 결국 이것은 가난한 자들을 소외시킴으로써 성찬의 의미를 더럽혔다. 이에 사도바울은 부자나 가난한 자 모두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살과 피를 기념하는 성찬의 본래 의미를 되살려 서로 사랑으로 나눌 것을 부자들에게 촉구한다.

(4) 성령의 은사(12~14장)

 당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은 다양한 은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이 받은 은사만이 최고라는 생각에 젖어 자랑과 교만을 일삼으며 교회를 혼란에 빠뜨렸다. 이에 바울은 은사 중의 으뜸은 사랑이며, 모든 은사는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교회에 덕이 되어야 한다고 천명한다.

(5) 죽은 자의 부활(15장)

 당시 고린도 교회 성도들 중에는 헬라철학의 영향을 받아 영혼불멸은 인정하면서도 육체의 부활을 부인하는 자들이 있었다. 이에 바울은 그리스도의 부활의 확실성과 성도들의 육체부활을 확증하되(15:1~34), 그리스도처럼 신령한 모습으로 부활할 것을 증거한다(15:47~49).

(6) 헌금의 문제(16장)

 바울이 헌금을 모금한 것은 예루살렘 교회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물질을 통한 사랑의 교제는 예루살렘 교회와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권면한다.


3. 메시지

 고린도 교회는 현대 교회의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고린도에 있는 교회는 현대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거의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린도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 시대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고린도 전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교회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지상교회에 보내진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먼저 고린도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고린도 교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분파문제(1~4장), 성적 타락(5장), 세상 법정에의 소송문제(6:1~11), ‘모든 것이 가하다'는 자유방임주의(6:12~20), 결혼문제(7:1~40), 우상제물을 먹는 문제(8~10장), 공중예배에 관한 문제(11장), 성령의 은사 문제(12~14장), 죽은 자들의 부활문제(15:1~58), 헌금의 문제(16:1~9)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면 왜 고린도 교회에는 비윤리적이고 부도덕한 문제들을 포함한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을까? 고린도 지역이라는 세속적인 환경의 영향 때문인가? 하지만 이것은 교회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교회의 정체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결코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고린도 교회에 생긴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사도바울은 고전 1~2장에서 고린도 교회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를 버리고 ‘세상지혜'를 받아들인 데(복음의 변질)에 있다고 그 원인을 분명하게 밝힌다. 특별히 본서 초반부터 '하나님의 지혜’와 ‘세상지혜’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전1:20-21). 그러면 하나님의 지혜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십자가와 부활의 도'이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바울 복음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 행위를 죄인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함을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린도 교인들은 이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세상지혜의 일종으로 오해하고, 이 세상지혜에 기초하여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에 나타난 하나님의 지혜를 '어리석고 미련한 것으로 거부하였다. 한 마디로 고린도교회는 세상의 지혜를 끌어들인 결과, 거룩한 하나님의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세속화의 길로 나간 것이다. 이것이 고린도 교회에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들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바울은 본서를 통해서 하나님의 지혜인 '십자가와 부활의 도'를 굳게 붙잡을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4. 적용

 오늘날 교회가 하나님의 지혜인 '십자가의 신학' 대신 인간 중심의 ‘영광의 신학'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는지? 교회 내에서 하나님보다는 사람들이 주인 노릇을 하고, 예수 그리스도처럼 사랑과 섬김과 겸손으로 살기보다는 명예나 물질이나 권력에 대한 추구가 교회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제 성도인 우리는 모름지기 하나님의 지혜인 '십자가와 부활의 도'를 우리 마음 판에 깊이 새기며 또한 그 도를 날마다 전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삶에는 핍박과 고난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러한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이 세상에서 당하는 고난과 족히 비교할 수 없는 부활의 기쁨과 영광, 그리고 축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거룩한 성도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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