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경
소아시아의 서쪽(지금의 터키 서부해안)에 위치한 에베소는 사도바울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로마의 식민지로서 소아시아의 수도가 될만큼 아주 중요한 도시였다. 그 이유는 당시에 에베소가 애굽의 알렉산드리아와 수리아의 안디옥과 더불어 소아시아의 주요 항구도시로서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에베소는 물질적으로는 풍요했지만 각종 이방문화와 그릇된 이방종교들이 밀려들어왔으며, 그 결과 아데미(다이아나) 여신을 숭배하는 등 온갖 죄악과 부패가 만연한 부패한 도시의 하나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지리적 위치 때문에 사도바울이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곳이다. 바울이 2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던 중 잠깐 머물렀다가(행 18:19~21), 3차 전도여행 시 다시 와서 3년 동안 머물면서 개척한 교회가 바로 에베소 교회다(행 19:8~10, 20:31). 에베소 교회는 사도 바울이 3년간 목회한 이후에는 디모데가 머물렀고(딤전 1:3), 오네시모도 여기서 일하기도 했다(딤후 1:18). 특히 이곳은 사도 요한이 활동한 본거지이기도 하다(계 2:1~8).
한편 바울은 로마 감옥에 갇히게 됨에 따라 자신이 전에 설립해 놓은 교회들을 여러 해 동안 방문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자신의 특별한 관심의 대상인 에베소 교회는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늘 분열의 위험이 있었다. 이에 사도 바울은 교회의 화평과 통일을 추구하기 위해, 이방인과 유대인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비밀을 가르쳐 주기 위해 본서를 쓰게 되었던 것이다.
2. 내용
사도 바울의 관심은 교회에 있었다. 즉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의 일치는 어떻게 유지되어야 하며, 교회는 어떻게 성장되어야 하는가? 교회를 위한 성도들의 사명은 무엇인가? 이러한 것들이 에베소서가 추구하는 주된 관심사항이다. 특히 바울은 본서에서 어느 특정한 지역의 한 교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지역의 교회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통일 된 보편적 교회를 이야기함으로써 새로운 교회관을 제시해주고 있다. 교회에 대한 통상적인 견해는 예수님 자신이 교회의 터전이시며(고전 3:11) 창설자이시고, 또한 소유자이시다(마 16:18). 또한 바울은"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연합체를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엡 1:22~23, 2:19~22, 3:1~6). 그래서 바울은 전반부(1~3장)에서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구원받은 사람의 연합체, 즉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론을 논하고, 후반부(4~6장)에서는 거룩한 교회의 일원으로서의 성도들의 생활을 논하고 있다.
1)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론 (엡 1~3장)
(1) 구원의 내용
바울은 교회론을 말하기 전에 교회의 구성원이 되는 성도들의 구원과정과 그 내용을 말한다. 구원과정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이다. 즉 성부 하나님이 예정하시고(1:36), 성자 하나님은 구속하시고(1:7~12), 성령 하나님은 구원의 보증이 되어 주시는데(1:13~14), 사도바울은 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찬양한다. 그 다음 사도바울은 구원받은 자의 구체적 내용을 설명한다(2:1~10). 우리는 과거에 하나님께 대하여 죽은 자였으나(2:1~3) 지금은 하나님께 대하여 산 자가 되었으므로(2:4~10) 이제는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한몸(교회)을 이루게 되었다고 말한다.
엡2:8절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한 것은 믿음과 구원의 관계를 가장 분명하게 언급한 구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받았다면 우리는 왜 선을 행하여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10절에 기록된 것처럼 우리가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2) 교회의 정의
교회란 무엇인가? 사도 바울은 구원받은 자들의 모임으로서의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강조한다. 이 부분(2:11~3:21)은 기독교 교회론의 결정적 토대를 제공하는 것으로 교회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유대인이나 이방인이 차별 없이 한 몸이 되어 통일을 이룩하고 이 통일은 만물의 통일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2) 교회의 일원으로서의 성도의 생활(엡 4~6장)
전반부(1~3장)에서 교회를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그리스도 안에서의 만물의 통일이라고 말한 바울은 후반부(4~6장)에서 교회의 일원이 된 성도의 실제생활을 가르친다.
(1) 성도의 교회생활에 대한 가르침 (4:1~16)
영원한 교회인 천국에 거할 성도는 땅 위에서부터 교회생활을 잘해야 한다. 바울은 이 교회생활에서 교회의 일치를 강조한다. 즉 사도바울은 믿는 자에게 준 모든 은사와 직분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세우기 위함이며(4:11~12), 그리스도를 목표하여 성장하는 데 있다(4:15~16)고 강조한다.
(2) 개인생활에 대한 가르침 (4:17~5:21)
교회의 공동생활은 개인의 신앙생활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교회생활을 통하여 개인의 신앙이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의 신앙성장은 먼저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을 입는 데 달려있다(4:20). 버리지 않으면 새 것을 얻을 수 없고(마 19:29), 버린 자는 또한 진공상태로 있을 수 없는 것(마 12:43~45)이 신앙의 원리이다. 그러므로 육에 속한 어두움의 생활을 버리고 성령을 좇아 빛의 생활을 함으로 하나님을 본 받는 자가 되어야 한다(5:1~14).
(3) 그리스도인의 가정생활에 대한 가르침 (5:22~6:9)
바울은 특히 가정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부부간의 사랑이라고말한다(5:22~23). 다음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로 자식은 순종하고 부모는 주의 교양으로 양육할 것을 부탁한다(6:1~4). 그리고 주종관계는 '서로 기쁜 마음으로 순종하고 아끼라고 말한다(6:5~9).
(4) 그리스도인의 영적 싸움에 대한 가르침 (6:10~20)
사도 바울은 성도가 죄악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영적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먼저 싸움의 대상인 사단을 잘 알아야 하고, 동시에 신앙의 무장을 잘 해야 한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성도들에게 영적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성령 안에서 무시로 기도하라고 권면한다(6:13~18).
3. 적용
오늘날 이 땅에 많은 교회들이 있다. 그러나 교인들 중에는 교회를 건물로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이 있다. 그래서 크고 시설이 좋은 교회를 아름답고 좋은 교회라고 생각하며 그러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교회의 본질이 점점 상실되어 가고 있다. 즉 교회가 점점 세속화 되어 가고 기업화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은 아니다.
그러면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그리스도의 지체인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성장하여 사랑으로 하나되고 통일된 건강한 몸을 이루어 가는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각 지체인 성도들이 한 몸을 이룰 때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게 되고, 이러한 아름다운 교회를 통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오늘날의 많은 문제들은 서로 하나 되지 못하고 나누어지는 데서 발생한다.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 의해 교회에 문제가 발생하고, 사회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모든 인류와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것이다. 이 일을 감당하시기 위하여 주님이 친히 자신의 피값으로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의 머리가 되어 주셨다. 그리고 우리를 교회의 지체가 되게 하심으로, 성도들이 먼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하고, 사랑으로 하나 되어 온전한 몸을 이루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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